업무사례
영상까지 있던 지하철 추행 사건, 기소유예로 마무리한 사례
CCTV가 확보된 지하철 공중밀집장소추행 사건에서, 조사 입회 단계의 즉각적 방향 전환과 발 빠른 합의·양형자료로 교육이수조건부 기소유예를 이끌어낸 사례입니다.
Ⅰ. 사건의 개요
의뢰인은 승객으로 붐비는 지하철에서 내리던 여성을 뒤따라 하차하면서 그 신체를 접촉하였다는 공중밀집장소추행 혐의를 받았습니다. 당시 동선을 담은 CCTV 영상은 이미 수사기관의 손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처음에 의뢰인은 기억이 또렷하지 않고 워낙 붐빈 탓에 뜻하지 않게 몸이 닿았을 수 있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하였으나, 조사 도중 태도를 바꾸어 잘못을 인정하였습니다. 이 급격한 방향 전환은 곁에서 조사를 지켜보던 변호인의 즉석 판단에서 비롯되었습니다.
Ⅱ. 사건 쟁점
공중밀집장소추행죄는 대중교통이나 사람이 빽빽이 들어찬 장소에서 남을 추행할 때 성립하며, 강제추행과 달리 폭행이나 협박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사람으로 가득 찬 공간에서는 힘을 쓰지 않고도 추행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데 그 취지가 있습니다.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가벼워 보여도 그렇지 않습니다. 유죄가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 될 수 있고,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대한 취업제한 같은 부수처분이 한동안 따라붙습니다. 새 진로를 준비하며 사회로 나서려던 의뢰인에게는 처벌 그 자체를 넘어 앞날을 좌우할 문제였습니다.
더구나 이 사건은 다툴 여지부터 좁았습니다. 의뢰인의 행동이 담긴 영상이 이미 수사기관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사건을 끝까지 다툴 것인지, 인정하고 선처를 구할 것인지의 결단이 향방을 갈랐습니다.
Ⅲ. 강창효 변호사의 조력
이 사건의 변론은 서면이 아니라 경찰 조사실에서 첫발을 뗐고, 그 첫 선택이 사건 전체의 흐름을 결정하였습니다.
1) 조사실에서 내린 즉각적 판단
수사기관이 쥔 영상은 조사 전에 미리 볼 길이 없는 경우가 흔합니다. 변호인은 수사관이 어떤 정황을 근거 삼아 추궁하는지를 귀담아들으며 증거와 진술의 밑그림을 거꾸로 읽어 냈고, 이 사건이 사실관계를 다투어 끌고 갈 구조가 아니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부인하는 진술을 조서에 더 얹는 것은 의뢰인에게 득이 되지 않는다고 보아, 추궁을 잠시 멈춰 달라 청한 뒤 변호인이 영상을 확인하고서 변론의 방향을 인정과 선처로 틀었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인정 여부를 정하고 진술의 가닥을 세워 의뢰인과 호흡을 맞추는 일은, 조사에 직접 들어간 변호인만이 감당할 수 있는 대응이었습니다.
2) 시기를 놓치지 않은 합의
사실관계를 인정하기로 정한 이상 급선무는 피해 회복이었습니다. 추행 사건에서 피해자와의 합의, 그리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는 처분의 경중을 좌우하는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변호인은 사건을 미루지 않고 수사 초반부터 합의에 착수하여 의뢰인의 사과를 전하였고, 그 결과 피해자로부터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받아냈습니다.
3) 두껍게 쌓은 양형자료
합의만으로는 부족한 만큼, 변호인은 의뢰인이 진심으로 반성하고 다시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을 사람임을 자료로 보였습니다. 의뢰인은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심리상담과 치료를 시작해 꾸준히 이어 갔고, 성범죄 재범방지교육과 성인지 감수성 교육 등 여러 교육을 마쳤으며, 지역사회 봉사와 새 진로를 향한 준비 등 성실한 일상의 증거를 함께 갖추었습니다. 변호인은 초범이라는 사정과 더불어 이러한 노력이 겉치레가 아니라 실제 생활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음이 자료 곳곳에서 드러나도록 짰습니다.
Ⅳ. 결과
검찰은 의뢰인이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하여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초범인 점, 진지하게 반성하며 재범방지 교육을 성실히 이수하겠다고 다짐한 점 등을 두루 헤아려 교육이수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습니다.
기소유예는 죄가 인정되더라도 검사가 여러 사정을 참작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입니다. 유죄 판결이 아니어서 재판 없이 사건이 끝나고, 신상정보 등록이나 취업제한 같은 무거운 부수처분의 부담에서도 벗어납니다. 영상이 확보되어 손쓸 여지가 좁아 보이던 사건에서, 의뢰인이 거둘 수 있었던 최선의 결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