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사례
세 번째 강제추행, 실형 위기에서 집행유예를 받은 사례
동종 전력이 거듭 쌓여 법정구속이 우려되던 강제추행 재범 사건에서, 양형변론에 집중하여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아낸 사례입니다.
Ⅰ. 사건의 개요
의뢰인은 물품 창고에서 사다리에 올라 작업하던 여성 직원을 아래에서 받쳐 주던 과정에서 그 신체를 만졌다는 이유로 강제추행 혐의를 받았습니다. 처음 출동한 경찰 앞에서는 팔이 아파 손이 우연히 닿았을 뿐이라고 둘러댔으나, 현장에 설치된 CCTV가 그 해명과 맞지 않자 이내 자신의 행위를 모두 시인하였습니다.
다만 이 사건에서 실제 부담은 행위의 인정 여부가 아니라 전력에 있었습니다. 의뢰인은 과거 음주 상태에서 비슷한 잘못으로 한 번은 벌금형을, 다른 한 번은 집행유예를 받은 적이 있어, 이번 사건은 사실상 세 번째 강제추행에 해당하였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실형과 법정구속을 피하기 어려운 국면이었습니다.
Ⅱ. 사건 쟁점
관건은 동종 전력이 반복해서 쌓인 강제추행 재범 사건에서 구속을 면하고 집행유예를 받아낼 수 있는지였습니다. 다툴 사실관계가 없는 자백 사건이었던 만큼, 승부는 양형에서 갈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강제추행죄는 폭행이나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하였을 때 성립하며, 형법 제298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됩니다. 벌금형이 규정되어 있다고 하여 가벼운 죄는 아닙니다. 유죄가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과 취업제한 등 형벌 이외의 제약이 장기간 따라붙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재범이라는 사정이 저울을 한쪽으로 크게 기울인다는 점입니다. 같은 범죄를 되풀이하였다는 사실은 앞선 처벌이 교화로 이어지지 못하였다는 신호로 읽혀, 성범죄 양형기준에서 동종 누범 전력은 형을 끌어올리는 특별가중인자로 분류됩니다. 요건이 갖추어지면 형법 제35조의 누범 규정에 따라 법정형의 상한이 높아질 수 있고, 집행유예 역시 거듭 받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법원이 의뢰인을 사회 안에 두어도 다시 범행할 위험이 낮다고 확신할 근거를 촘촘히 제시하는 것이 변호인의 과제였습니다.
Ⅲ. 강창효 변호사의 조력
다툴 것이 없는 사건일수록 변호의 초점은 무엇을 인정하느냐가 아니라 책임을 어떻게 감당하느냐로 옮겨갑니다. 변호인은 의뢰인이 다시 사회에서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음을 법원이 납득하도록 네 방향으로 변론을 구성하였습니다.
1) 잘못된 첫 해명을 바로잡고 책임을 인정
출동 경찰에게 우연히 닿았다고 한 최초 해명은, 증거 앞에서 마지못해 인정한 사람으로 비칠 위험이 있는 불리한 요소였습니다. 변호인은 이를 감추는 대신 당황한 상태에서 나온 그릇된 해명이었음을 있는 그대로 밝히고, 의뢰인이 수사 초기부터 행위를 시인하며 뉘우치고 있다는 점을 함께 강조하였습니다.
2) 피해자를 가리지 않는 반성의 우선 배치
양형변론에서 피고인의 딱한 사정만 앞세우다 보면 정작 피해자가 가려지기 쉽습니다. 변호인은 그 순서를 뒤집어, 의뢰인이 자신의 잘못을 조금도 회피하지 않고 통렬히 반성한다는 점을 변론의 서두에 두었습니다. 무거운 사안일수록 그 무게를 정면으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법원의 신뢰를 여는 열쇠이기 때문입니다.
3) 사과가 앞선 합의
자백 사건에서 합의는 양형을 좌우합니다. 변호인은 피해자 측 국선변호인을 통해 접촉하되, 의뢰인의 사정을 먼저 꺼내지 않았습니다. 피해자가 겪은 불쾌감과 피해를 먼저 인정하고 사과를 전한 뒤에 비로소 합의를 논의하였습니다. 의뢰인은 가족의 도움으로 2,000만 원의 합의금을 마련하였고, 피해자는 이에 응하며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4) 치료 자료와 가족이 짠 재발 방지책
재범 사건에서 선처가 어려운 근본 이유는 다시 범행할 것이라는 우려입니다. 변호인은 두 갈래로 이 우려를 낮추었습니다. 첫째, 의뢰인이 종합병원에서 항암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을 진단서와 진료기록으로 정리하여, 막연한 호소가 아니라 실제 경과와 현재 상태가 법원에 전달되도록 하였습니다. 둘째, 가족과 함께 향후 음주와 생활 습관의 관리, 치료·상담의 지속 방안을 구체적으로 담은 생활 계획을 작성해 양형자료로 제출하였습니다. 곁에서 지켜볼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재범 우려를 더는 가장 현실적인 답이었습니다.
Ⅳ. 결과
법원은 의뢰인에게 동종 범죄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는 점을 분명한 불리 요소로 지적하면서도,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와 피해자에 대한 합의금 지급 및 원만한 합의, 그리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피해자의 의사를 두루 참작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의뢰인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었으며, 신상정보 공개명령과 고지명령도 함께 면제되었습니다. 사실상 세 번째 강제추행으로 통상이라면 법정구속을 각오해야 했던 사건에서, 의뢰인은 담장 안으로 넘어가지 않고 사회 안에서 다시 설 기회를 얻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