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사례
거짓 성추행 고소를 되받아친 무고죄 역고소, 검찰송치 사례
허위 고소로 성범죄 누명을 벗은 의뢰인이 상대를 무고죄로 되고소하여, 10%에 불과한 송치의 관문을 넘어 검찰송치와 벌금 약식기소까지 이끌어낸 사례입니다.
Ⅰ. 사건의 개요
발단은 의뢰인이 한 인터넷 방송 진행자에게서 받은 고소였습니다. 죄명은 강제추행과 카메라등이용촬영. 두 사람은 적지 않은 후원이 오가는 사이로 몇 달간 거의 매일 연락을 이어오던 관계였는데, 의뢰인이 후원을 중단하자 상대의 태도가 돌변하여 그를 성범죄자로 몰아세운 것입니다.
경찰 수사는 의뢰인에게 유리하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앞서의 강제추행·카메라등이용촬영 사건은 모두 혐의없음으로 불송치되었습니다. 여기서 의뢰인은 명예 회복에 그치지 않고 한 발 더 나아가, 자신을 허위로 고소한 그 진행자를 무고죄로 고소하였고, 본 사례는 바로 그 되고소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정리한 것입니다.
Ⅱ. 사건 쟁점
쟁점은 오직 하나, 상대에게 무고죄를 실제로 물을 수 있느냐였습니다. 흔히 무혐의만 받으면 상대가 곧 무고범이 된다고 오해하지만, 실제 무고죄의 벽은 그렇게 낮지 않습니다.
형법 제156조는 남을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에 빠뜨릴 목적으로 수사기관 등에 거짓 사실을 고해바친 행위를 무고죄로 규정하고, 그 형을 10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실무의 통과율입니다. 무고로 수사가 열려도 열 건 중 아홉 정도는 혐의없음이나 각하로 끝나고, 검찰까지 넘어가는 사건은 대략 열에 하나에 머뭅니다.
이처럼 문턱이 높은 이유는 요건이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고소 내용이 진실과 다른 허위여야 하고, 고소인이 그 거짓을 스스로 알고 있어야 하며, 나아가 상대를 처벌받게 하려는 목적 아래 일부러 고소하였다는 점까지 요구됩니다. 이 가운데 마지막 요건, 곧 거짓인 줄 알면서 고의로 고소하였다는 내심을 겉으로 드러난 증거만으로 입증하는 일이 이 사건 최대의 관문이었습니다.
Ⅲ. 강창효 변호사의 조력
의뢰인은 이미 그 좁은 관문을 넘어 무고죄 검찰송치를 받아냈고, 검찰은 상대를 벌금 500만 원으로 약식기소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변호인이 보기에 이 사건은 벌금 약식으로 덮일 무게가 아니었습니다. 정식 법정에서 책임이 제대로 가려져야 한다고 보고, 아래의 논거로 공판절차 회부를 구하였습니다.
1) 법원의 직권 회부를 겨냥한 의견서
약식명령이 나온 뒤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은 검사와 피고인뿐입니다(형사소송법 제453조). 정작 거짓 고소로 삶이 흔들린 피해자에게는 그럴 통로가 열려 있지 않습니다. 변호인은 형사소송법 제450조에 주목하였습니다. 약식으로 처리하기에 마땅치 않은 사건은 법원이 스스로 공판절차로 돌릴 수 있다는 조항으로, 이를 지렛대 삼아 재판부가 직권으로 사건을 정식재판에 회부하도록 촉구하는 의견서를 냈습니다.
2) 하나의 고소에 겹겹이 담긴 거짓말
상대의 고소는 사실을 부풀린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강제로 추행당했다, 원치 않는 촬영을 당했다는 식으로 강제추행과 성폭력처벌법 위반이라는 서로 다른 두 성범죄를 겨냥해 여러 갈래의 허위사실을 지어냈습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 기준은 한 번의 고소로 여러 형사처분을 노린 이런 경우를 가중 사유로 다룹니다. 게다가 의뢰인은 성범죄 유죄가 확정되면 자격을 박탈당해 밥벌이마저 잃을 처지였던 만큼, 변호인은 거짓말이 앗아갈 뻔한 피해의 크기를 함께 부각하였습니다.
3) 고소 내용을 무너뜨린 자료들
고소가 거짓이라는 사실은 의뢰인이 보관해 온 자료들이 스스로 말해 주었습니다. 사건 전부터 오히려 상대 쪽이 먼저 자신의 신체 사진과 영상을 건네왔고, 촬영 당일에는 동의하는 취지의 대화가 영상에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촬영 직후 의뢰인이 그 영상을 함께 돌려 보여 준 정황, 만남 뒤에도 상대가 호의적인 메시지를 보내며 다음 약속을 잡은 정황까지 더해졌습니다. 이 자료들은 앞선 강제추행·불법촬영 사건이 혐의없음으로 불송치된 밑바탕이기도 하였습니다.
4) 끝내 없었던 사과
이 모든 일을 벌여 놓고도 상대는 의뢰인에게 사과 한마디, 피해를 되돌리려는 시늉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변호인은 결과가 이토록 중대함에도 뉘우침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정을 짚어, 이 사건이 결코 약식으로 가볍게 접을 성질이 아님을 의견서에 분명히 적었습니다.
Ⅳ. 결과
열에 하나만 검찰로 넘어간다는 무고 사건의 현실을 뚫고, 의뢰인은 상대를 검찰송치로 끌어냈으며 종국에는 벌금 500만 원의 약식명령 청구까지 받아냈습니다. 허위 고소를 한 당사자가 형사처벌의 무대에 올랐다는 사실만으로도 결코 가볍지 않은 결실입니다.
변호인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공판절차 회부를 구하는 의견서를 냈으며, 사건은 지금 재판부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역고소가 좁은 관문을 통과할 수 있었던 비결은, 처음 성범죄 혐의를 방어하던 시점부터 이미 되고소를 염두에 두고 진술과 증거를 하나의 흐름으로 설계해 두었다는 데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