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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사례

인정할 것과 다툴 것을 갈라, 강제추행 혐의만 불송치로 정리한 사례

두 갈래로 고소된 사건에서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되 강제추행 혐의는 증거로 다투어, 경찰 단계에서 강제추행에 대한 혐의없음 불송치를 이끌어낸 사례입니다.

강제추행 불송치

Ⅰ. 사건의 개요

의뢰인은 메신저로 알게 된 상대와 성매수를 전제로 만나 함께 자리를 옮겼고, 이 대목만큼은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치고 있었습니다. 정작 사건을 무겁게 만든 것은 그 뒤에 덧붙은 주장이었습니다. 상대가 엘리베이터와 집 안에서 강제로 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하면서 사안의 성격이 통째로 바뀐 것입니다.

추행 혐의까지 얹히면 성매수 유인만 있을 때와는 견주기 힘들 만큼 처벌과 부담이 불어납니다. 의뢰인의 입장은 명확하였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의 손길은 위로하려던 것이었을 뿐이고 집 안에서는 추행이라 부를 만한 일이 아예 없었다는 것이었으며, 그 말을 뒷받침할 녹음 파일도 손에 쥐고 있었습니다.

Ⅱ. 사건 쟁점

이 사건에서 이기고 지는 갈림길은, 어느 대목을 받아들이고 어느 대목을 다툴지 그 선을 정확히 긋는 데 놓여 있었습니다. 무엇이든 다 부인하면 신뢰를 잃기 쉽고, 반대로 다 인정하면 가장 무거운 부분까지 통째로 떠안게 되기 때문입니다.

아동·청소년 대상 강제추행은 관련 법률상 폭행이나 협박을 동원해 추행한 경우에 문제가 되며, 부과되는 형도 가볍지 않아 최소 유기징역 2년에서 시작하고 벌금으로 가더라도 1천만 원에서 3천만 원 사이에 이릅니다. 처벌로 끝나지도 않아 신상정보 등록, 취업제한, 수강명령 같은 보안처분이 따라옵니다. 성매수 유인 하나만 보면 처벌이 상대적으로 낮게 매듭지어질 여지도 있지만, 여기에 강제추행이 붙는 순간 실형 가능성이 열리고 요구되는 합의금도 급격히 치솟습니다.

그래서 변호인은 추행 주장이 엘리베이터와 집 안이라는 서로 다른 두 무대로 갈라져 있다는 점을 파고들어, 두 무대를 따로 떼어 각각 반박하기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Ⅲ. 강창효 변호사의 조력

변호인은 녹취 자료와 영상, 그리고 앞선 판결을 하나로 묶어, 가장 위험했던 강제추행 혐의를 두 갈래에서 각각 허물었습니다.

1) 집 안 추행 — 녹음이 증명한 사실의 부재

집 안 상황은 의뢰인이 스스로 남겨 둔 스무 분 남짓의 녹음으로 그 실체가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변호인이 녹취록을 살펴보니, 상대는 안으로 들어선 뒤 돈을 요구하기 시작했을 뿐 추행을 당했다는 말은 어느 대목에서도 꺼내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추행이 있었다면 금전을 요구하는 자리에서 그 이야기를 빠뜨릴 리 없다는 점에서, 이는 추행이라 할 사건 자체가 없었음을 가리키는 정황이었습니다. 변호인은 이 녹음과 녹취록을 근거로 집 안에서의 강제추행은 애초에 성립할 수 없다고 의견서에 분명히 적었습니다.

2) 엘리베이터 접촉 — 추행이라 볼 수 있는가

엘리베이터 쪽은 영상에 신체가 닿는 장면이 남아 있어 접촉 사실까지 부정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몸이 닿았다는 것만으로 곧바로 강제추행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 닿음이 추행으로 평가되고, 행위자에게 추행하려는 내심이 있었어야 비로소 죄가 성립합니다. 변호인은 이미 성매수에 관한 합의가 끝나 이동하던 중이어서 상대를 강제로 추행할 동기 자체가 없었던 점, 닿은 부위가 머리나 어깨처럼 격려나 친근함의 표시로도 얼마든지 스칠 수 있는 자리였던 점을 짚었습니다. 그러한 사정을 모으면 설령 접촉이 있었더라도 강제추행의 밑바탕인 폭행이나 위력으로 보기 어렵고 추행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도 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에 성매매를 위해 만난 자리에서의 신체 접촉을 두고 추행 의사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가 확정된 비슷한 판결을 나란히 제출하여 논거를 보탰습니다.

Ⅳ. 결과

경찰은 강제추행 혐의를 두고 증거가 부족해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불송치로 결론지었습니다. 결정서에는 영상으로 엘리베이터 안 접촉은 확인되지만 상대 본인이 그 접촉을 그다지 불쾌하게 느끼지 않았다고 말한 점, 그 자리에서 거부 의사를 내비치지 않았다고 진술한 점 등을 아울러 볼 때 강제추행으로 단정하기에는 근거가 모자라다는 판단이 담겼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은 모든 혐의를 뭉뚱그려 부인한 데 있지 않습니다. 인정할 것은 정직하게 인정하면서도 다투어야 할 것은 증거와 논리로 또렷이 갈라낸 데 있습니다. 강제추행으로 고소를 당했다면, 무조건 부인하거나 무조건 인정하기에 앞서 어디를 다투고 어디를 받아들일지 냉정하게 가늠하는 일이 먼저입니다.